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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축제 Concert·Exhibition·Festival

덕수궁-서울 야외 프로젝트: 기억된 미래

by 은군자 2019. 9. 3.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와 국립현대미술관은 <덕수궁-서울 야외 프로젝트>를 오는 2019년 9월 5일부터 2020년 4월 5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덕수궁 프로젝트’는 궁궐 안에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흥미로운 기획으로 2012년과 2017년 두 차례 열려 당시에도 국민의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4월 문화재청과 국립현대미술관은 덕수궁 프로젝트의 격년 개최를 정례화하는 협약을 맺었으며, 이번 전시는 협약의 첫 번째 결실입니다. 
  
올해는 고종황제의 서거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로서 그 의미를 되새기고자 <덕수궁-서울 야외 프로젝트: 기억된 미래>를 주제로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대한제국의 황궁으로 근대기 역사적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덕수궁을 무대로 대한제국기에 가졌던 미래 도시를 향한 꿈을 현대 건축가들이 재해석하여 풀어낸 전시입니다. 

 

출품작 목록

광명문의 중앙 출입구를 액자 삼은 밝은 전자 빛의 문을 통해 가상의 공간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이 작품은 디지털 스크린의 시대 속 건축의 변화하는 역할에 대해 질문한다. 아름다운 석재와 정교한 기둥, 화려한 처마 등으로 대표되는 왕궁의 건축은 공명정대한 통치라는 이상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매체의 기능을 했다. 일제 점령기 덕수궁이 그 지위를 잃을 무렵, 건축은 국제주의의 현대식 건물로 더 이상 장식적 의사소통을 하지 않게 되었다. 매체는 이제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의 인터페이스가 아니며,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에 거쳐 오늘날 주머니에 들어오는 크기가 되어 이를 통해 저마다 자신의 궁에서 지배자 노릇을 한다. 그 궁의 문은 하나로 연결된 디지털 세상의 플랫폼과 인터페이스이며, 대중에게 열려있다. 작품은 픽셀로 장식된 우리 시대의 ‘밝은 빛들의 문’을 통해 새로운 궁으로 들어서는 길을 열고 있다.

 

황제의 침전으로 주로 쓰였던 함녕전은 고위 관원들과 모여 국정을 논의하는 곳으로 쓰이기도 했다. 대한제국 시기 고종은 왕에서 황제로, 나라 안을 향한 사고는 서구를 향한 개방으로 중첩과 전환이 일어난 점에 주목한 건축가는 건축적으로 건물과 건물 사이의 전환 공간인 안뜰에 흥미를 가졌다. 전환기의 황제를 위해 디자인한 바퀴 달린 가구를 통해 이동성과 변위, 융통성 개념을 탐구한다. 황실의 가마와 가구에서 영감을 받은 건축가는 샤를로트 페리앙의 라운지 의자 등 서구에서 실험되었던 가구의 형태를 조합한 6개의 유형을 만들었고, 관람객은 가구에 직접 앉아보며 동서양이 만나던 대한제국기의 과도기적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덕수궁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동서양이 충돌하는 장소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산자락 아래 터를 잡은 다른 궁과 달리 도심 한복판 빌딩 숲 사이에 자리한 덕수궁 안에는 전통 목조건축과 서양식 석조 건축이 공존한다. 1902년 중화전 앞마당에서 대한제국의 마지막 전통 연회가 열렸다. <고종임인진연도8폭병풍>에 기록되기도 한 이 연향으로 황실의 권위를 세우고자 했던 고종의 의지를 추측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국가의 주요 의례를 치렀던 상징적 공간인 중화전 앞마당에서 오색 반사필름으로 시시각각 바람에 반응하는 이 작품은 빛을 산란시키고, 춤추듯 화려한 색의 그림자를 바닥에 드리운다. 작품은 또 다른 충돌을 위한 매개체로써, 빛과 바람의 충돌을 통해 반사와 투과를 끊임없이 반복하며 새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건축가들은 연향에 사용되었던 가리개인 만인산, 천인산 등 공간을 새로이 창출했던 ‘변화 가능성’의 장치들에 주목하며, 이러한 전통 임시 구조물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오늘날 요구되는 유연한 사고, 가치, 공간에 관한 암시를 한다.

 

 

우리가 시간과 맺는 관계는 곧 땅과 맺는 관계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먼지가 땅 위에 쌓여 과거를 우리 발밑 깊은 곳에 자리하게 한다. 건축가는 이처럼 시간이 지나 공중에 떠오를 미래의 지면에 맞춰 높인 플랫폼을 통해, 저 위의 공중을 발굴한다. 공중에 띄운 이 땅덩어리는 몇 세기 뒤 미래에서는 일상이 될 것이며, 계단을 오른 관람객은 발아래의 2019년을 과거로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1914년, 르코르뷔지에는 ‘메종 돔-이노’ 다이어그램을 제안했고, 땅의 수직 상승에 있어 ‘필로티’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유럽식 기둥의 받침과 기둥머리가 없는 몸체로서 존재하는 필로티를 통해 ‘자유 평면’이 가능해진 것이다. 건축가는 ‘메종 돔-이노’의 추상적 모티브를 따르면서 100년 전 즈음 우리에게 소개된 근대적 조망의 상승된 시야를 재현한다. 그렇게 솟은 평면들을 연결하는 계단은 특별한 여정을 유도하는 장치로 관람객으로 하여금 궁궐을 색다른 위치에서 경험하게 한다.

 

가을, 겨울에 걸친 전시 기간 동안 봄의 온도 항상성을 유지하는 온실로, 파빌리온을 덮은 투명 반구체들은 채광을 가능하게 함과 동시에 시야를 확보한다. 1919년의 3.1 운동, 1980년대의 민주화 항쟁 등 자유롭고 공정한 사회를 위한 움직임을 가능케 했던 봄의 기후가 ‘프라하의 봄’, ‘아랍의 봄’ 등 인류 역사에서 시적인 은유로 작동했던 것에 착안했다. 건축가들은 동시에 오늘날 전 지구적 문제로 떠오르는 기후변화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파빌리온은 태양광 패널과 바닥에 고르게 따뜻함을 전달하는 온돌 등의 시스템을 사용해 인공적으로 기후를 교정하는 기계처럼 작동한다. 혹한의 날씨에도 대중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조성되는 이 공간에는 세계적 기후와 환경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살필 수 있는 시각적 장치가 제공된다.



이번 전시에는 아시아에서 활약하고 있는 현대 건축가 5개 팀(스페이스 파퓰러, 씨엘쓰리(CL3), 뷰로 스펙타큘러, 오비비에이(OBBA), 오브라 아키텍츠)의 설치작품이 소개됩니다. 먼저, 스페이스 파퓰러의 ▲ ‘밝은 빛들의 문’은 덕수궁 광명문 중앙 출입구를 액자로 삼은 밝은 전자 빛의 문을 통해 가상의 공간으로 인도하는 형식의 설치예술입니다. 씨엘쓰리(CL3)의 ▲ ‘전환기의 황제를 위한 가구’는 덕수궁 함녕전 앞에서 볼 수 있으며 황실의 가마와 가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바퀴달린 가구입니다. 

오비비에이의 ▲ ‘대한연향’은 중화전 앞에 설치한 오색 반사필름으로 시시각각 바람에 반응하며 빛깔을 달리하는 모습 속에서 유연한 사고와 가치, 공간에 대해 소개합니다. 뷰로 스펙타큘러의 ▲ ‘미래의 고고학자’는 석조전 분수대 앞에 설치한 계단 모양의 설치물로 계단은 수백 년 동안 먼지가 쌓여 만들어진 단층을 의미합니다. 관람객들은 계단을 올라 미래의 한 시점에 도달함으로서 수 세기 후 지면과 우리의 관계를 체험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브라 아키텍처의 ▲ ‘영원한 봄’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마당에 설치한 반구체 설치물들로 1919년 3‧1운동, 1980년대 민주화 항쟁 등 자유롭고 공정한 사회를 위한 움직임을 ‘프라하의 봄’ 등 역사적 사건과 결부해 시적인 은유로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이번 전시는 덕수궁의 역사와 문화적 의미를 건축가 특유의 유연하고 독창적인 상상력이 담긴 작품을 덕수궁 곳곳에서 즐길 수 있는 전시로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으로 덕수궁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덕수궁관리소 누리집(deoksugung.go.kr)을 참조하면 됩니다.

 

문화재청 덕수궁

[알림] 2019년 덕수궁 "풍류" 공연 안내(8월, 9월, 10월)

deoksugung.go.kr

 

 

출처 : 문화재청(http://www.ch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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